#사례. 고등학생인 이모군(17세)은 최근 월 1만2000원씩 내는 저가형 스마트폰 표준요금제에 가입, 사실상 휴대폰을
공짜로 사용하고 있다. 웹서핑이나 동영상 서비스는 무선인터넷 요금이 들지 않는 무선랜(Wi-Fi)을 활용하기 때문에 한 달 요금은
음성통화 요금을 합쳐 2만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처럼 버스요금 정도로 싸다는 일명 '버스폰'을 구입하는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
2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월 3만5000∼9만5000원을 내는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대신 이군처럼 표준요금제 등을 활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1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동통신사가 정액요금제로 정해놓은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무선인터넷 용량을 쓰는 대신 약 1만2000원 정도인 기본료만 내고 필요에 따라 각 서비스를 조절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표준요금제를 이용하면 기본료와 함께 음성통화는 1초에 1.8원, 무선인터넷은 일반적인 웹서핑을 이용할 때 1킬로바이트(pH)당
0.5원이 든다. 한 달에 음성통화를 100분 사용하고 무선인터넷은 10메가바이트(?)를 이용한다면 기본료에 추가로
1만5800원을 합쳐 2만7800원만 내면 된다.
스마트폰은 무선랜으로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고, 무선랜 지역에서 무선인터넷전화로 같은 서비스 가입자끼리 무료로 통화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 같은 무료 메신저서비스로 문자메시지 요금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표준요금제를 이용하면 각종 보조금이 확 줄어 스마트폰을 살 때 10만원대밖에 지원받을 수 없다는 것. 최근 온라인쇼핑몰이나 인터넷카페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버스폰 열풍'이 이런 보조금 문제도 해결해주고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나온 지 2∼3개월밖에 안 된 저가형 스마트폰을 1년 약정, 표준요금제로 사실상 공짜에 살 수 있을 만큼
버스폰들이 넘쳐나고 있다. 매월 신형 스마트폰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이동통신사들의 재고정리 시점도 꽤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알뜰하게 스마트폰을 쓰려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이동통신사들의 정액요금제 사이에 격차가 워낙 크다 보니 요금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월 5만5000원 이상 정액요금제에 가입했을 때 무선인터넷을 무제한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표준요금제로 웹서핑을 100?만 이용해도 요금이 5만원에 달한다. 두 요금제 사이 완충 역할을 해줄 요금제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최근 별도 음성통화 정액요금제에 무선인터넷 용량을 묶어서 주고
보조금을 많이 주는 형태의 요금제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할부 비용을 요금청구서에 합쳐서 받다
보니 요금이 너무 높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이동전화 요금 개선과 함께 스마트폰 가격 현실화도 동시에 고민해볼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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