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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버클럭' 권장은 하지만, A/S는 안된다?
    정보얻기/정보 2010. 1. 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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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클럭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A/S는 안됩니다'?

     


    "저희 메인보드야 말로 오버클럭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극한의 오버클럭킹에도 안정성이 보장됩니다"

    "그럼 오버클럭킹을 하다 망가지면 A/S에 문제는 없는 건가요?"
    "아니요. 오버클럭으로 인한 제품 손상은 고객님의 책임이므로 A/S는 어렵습니다"

    "그럼 왜 오버클럭으로 그렇게 광고를 하시나요?"

    "적정 수준의 오버클럭까지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극한의 오버클럭시 발생하는 제품 손상은 저희도 A/S 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럼 극한의 오버클럭 기준이 어디까지인가요?"

    "그게 제품마다 달라서요...딱히 정의된 기준은 없습니다만, 오버클럭으로 인한 제품 손상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그럼 오버클럭에 대한 A/S 기준도 정확하게 정해져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게 본사 차원의 일이라..."

     

     

    얼마 전 한 유저가 메인보드 업체의 A/S 센터를 방문했을 때 직원과 나눴던 대화의 일부다. 쳇바퀴 돌 듯 항상 제기되는 문제다보니 뚜렷한 정답이 있을 수 없지만, 자사의 제품이 오버클럭에 최적화됐다고 홍보하는 모습과 오버클럭에 대한 A/S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웬지 모르게 모순(矛盾)이라는 한자어를 떠오르게 만든다.

     

    최근 메인보드 관련 보도자료를 받아보면 예전과 다르게 오버클럭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메인보드가 오버클럭에 최적화돼 있어요'라든지 '어떤 오버클럭 상황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전원부'와 같은 문구들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쉽게 볼 수 없는 표현이다.

     

    이는 그만큼 오버클럭과 관련된 메뉴가 다양해졌으며,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해 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전과는 다르게 굳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메인보드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적인 조작을 통해 일정 수준까지 큰 무리없이 오버클럭킹이 가능하다. 아직 대중화 단계라고는 보기 힘들지만, 조립을 갓 시작한 초보 유저들도 어느 정도의 오버클럭은 어렵지않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굳이 이런 시스템이 아니라도 어느 정도 오버클럭은 가능하다 (출처 : techreport.com)

     

    그래서인지 업체들의 오버클럭 관련 마케팅도 전에 없이 늘어났으며, 때로는 다소 과열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저마다 자사의 메인보드가 오버클럭에 최적화되어 있다며, 이른바 '오버클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책임지지 못한다면 오버클럭 광고 말아야

     

    물론 오버클럭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상당수 애플리케이션들의 구동 속도가 소위 말하는 '클럭발'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오버클럭을 했을 때 느껴지는 성능 향상의 체감 폭도 꽤 큰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오버클럭과 관련된 기술은 나날이 진보하고 관련 마케팅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지만, A/S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앞에서는 오버클럭킹을 부추기고 있지만, 뒤에서는 나몰라라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메인보드 업체들은 오버클럭에 관한 A/S 규정을 단지 '오버클럭으로 인한 하드웨어 손상은 A/S가 불가하다'라는 짤막한 문구 하나로 끝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오버클럭을 해도 되는건지, 하지말아야 하는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관련 업계들은 오버클럭과 관련된 홍보를 하기에 앞서 이에 대한 확실한 정책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실제로 거의 모든 메인보드 업체들은 오버클럭으로 제품 손상시 유상으로조차 A/S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오버클럭으로 인한 손상은 무조건 A/S가 안돼'라는 식의 정책보다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허용이 가능하다 든지, 메인보드에 대한 A/S는 가능하지만 다른 부품에 대한 A/S는 어렵다든지, 아니면 유상 수리까지는 허용된다라는 식의 좀더 구체적인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버클럭을 권장한다는 것은 안전장치를 마련해놓지 않고 화약을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A/S에 대한 규정을 고치기 어렵다면 오버클럭에 대해 책임지지 못할 홍보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오버클럭 위험성도 알려야

     

    PC 유저들에게 오버클럭은 달콤한 유혹이다. 적당히 했을 때는 약이 될 수 있지만 너무 깊이 빠져들면 해가 될 수도 있다. CPU와 메인보드 등 주요 부품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시스템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설사 당장의 손상이 없다하더라도 CPU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성능 향상이 있는 만큼 위험 부담도 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위험성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무조건 홍보만 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관련 업계는 이 부분에 대해 분명 소비자들에게 알려줘야할 의무가 있다. 오버클럭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경고 문구라도 부착해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줄 필요가 있으며, 기왕이면 좀더 상세한 설명을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음성(?)적으로 오버클럭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 갈수록 편리한 유틸들이 나오고, 이에 소비자들은 보다 쉽게 오버클럭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기에 따라야 하는 제반 규정들은 아직도 구시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오버클럭을 양지(?)로 끌어내고 좀더 대중적인 옵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모순점들에 대한 해결이 급선무일 것이다.

     

    미디어잇 홍진욱 기자 honga@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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